유튜브 댓글을 보다 보면
"이 영상 진짜 감동이네요"라는 글이 수백 개쯤 달려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정말 그런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니, 실제로 그렇게 느끼지 않았는데도,
뭔가 내가 이상한 건 아닐까 싶어져요.
이런 현상은 단순한 공감이 아닙니다.
인간 심리 깊숙이 자리 잡은 동조(conformity)와
사회적 증거(social proof)의 작용입니다.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Solomon Asch)의 유명한 실험에서는,
실험 참가자 중 대부분이 가짜 동조자이고,
단 한 사람만 진짜 응답자였을 때,
명백하게 틀린 답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그 답을 택하면
진짜 응답자도 결국 그들의 답에 따라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자신의 판단이 틀렸을까 두려운 것이지요.
현대 사회에서는 이 심리가 더욱 강력하게 작동한다고 합니다.
좋아요 수, 조회 수, 팔로워 수는 모두 일종의 사회적 신호입니다.
“이게 인기니까, 이게 옳은 걸 거야.”
많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마치 자동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정보’처럼 느껴지는 것이지요.
군중 속에서의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쉽게 판단을 유보하고, 다수의 선택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런 심리는 때로는
안전을 보장해주는 진화적 생존 전략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우리를 몰아가기도 합니다.
집단극화, 유행성 불안, 군중폭력 등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그래서 때때로 우리는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봐야 합니다.
“이 선택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하고 있는 걸까?”
25.04.20.
Horus Haw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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