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無十日紅 / 열흘 붉은 꽃 없다
달도 차면 기우나니
한 수피가 위대한 이란 왕의 명을 받고 사자(使者)로서 인도 왕에게 보내졌다. 이란 왕은 인도 왕과 약간의 불화가 있었으므로 근심하던 터였다. 그래서 그는 그 수피를 보내어 두 나라 사이의 오해를 풀고 서로의 이해를 도모하고자 했다.
수피는 인도 왕에게 신임장을 제출하며 말했다.
"대왕께서는 보름달이십니다."
그가 인도 왕에게 보름달이라 했다는 소문이 퍼져 이란 왕에게까지 전해졌다. 그런데 그 수피는 이란을 떠날 때 이란 왕에게 초승달이라 말했던 것이었다. 이란 왕은 매우 화가 났다. 초승달이라고? 그것은 이제 막 시작되는 초하루의 달이 아닌가. 그대는 초하루의 달을 구경조차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초이틀에야 그 달을 조금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피는 인도 왕에게 보름달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는 이란 왕에게는 모욕이었다.
"그 자를 소환하라!"
이란 왕은 분노하며 기다렸다. 수피는 돌아오자마자 즉시 붙잡혀서 법정으로 보내졌고, 문책받게 되었다. 수피가 말했다.
"단순합니다. 보름달은 이미 끝난 것입니다. 이제 죽는 거지요. 보름달은 죽어가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과거는 있으나 미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도 왕에게 보름달이라고 말한 겁니다. 그러나 대와이시여, 저는 대왕을 초승달이라고 불렀습니다. 초승달은 미래가 있고 가능성이 있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도 왕의 위엄은 위대할는지 모르지만 이미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박상준 엮음, 오쇼라즈니쉬의 배꼽, 도서출판 장원, 1991, p.68
THERE'S NO 10 DAYS RED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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