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에 대하여
"욕은 절대 해서는 안되는 거야?"
- 감정의 진실인가, 언어의 폭력인가? - ‘욕’에 대한 성찰적 질문
윤석열, 이재명의 욕설이 큰 논란이 되는 반면,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한 욕설에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적습니다.
왜 그럴까요?
남이 했건 누가 했건, 과거의 부정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해서 언급하는 것은 피로감을 줍니다.
모 정치인의 과거 형수에게 했다는 욕설 장면을 가지고 선거철이 되니 또 되새기고 있어서, 그 욕설을 내 귀에까지 기어이 들리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것 같아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삼키던 차에, 대선 토론회라는 전국민이 보고 있는 방송에서 '중립적인 표현', 더 없이 '순화한 표현' 이라며 차마 입에 담기도 더 민망한 묘사를 담아서 내뱉는 폭행을 피할 겨를도 없이 당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봅니다.
"욕은 절대로 하면 안되는 거야?"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만의 도구가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일 수도 있는데, 그러니 아주 진지하게,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며 같이 한 번 성찰해 봅시다.
1. 욕은 무엇인가? – 언어의 경계에서
욕이란 단어는 일반적으로 불쾌하고 공격적이며 금기시되는 표현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그 본질을 뜯어보면, 욕은 단지 "나쁜 말"이 아니라 감정의 가장 원초적인 출구라 할 수 있지요. 인간이 말 이전에 감정을 먼저 느끼고, 그것을 언어로 담을 수 없어 터뜨리는 형태. 즉, 욕은 일종의 비명이라는 말입니다. "아!" 하고 고통에 찬 신음처럼.
이 관점에서 보면 욕은 때때로 정제된 말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진실을 말하는 방식이기도 하지요. 언어로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분노, 슬픔, 억울함, 당혹감 같은 감정이 욕이라는 형식으로 표출될 때 말이지요.
2. 절대로 하면 안 되는가? – 윤리의 문턱에서
"절대로"라는 말이 들어오면, 우리는 윤리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욕이 언제나 나쁜가? 그 자체로 악한가?
이건 칸트 식으로 보자면, 욕이 보편화 가능한 행위인가?를 물어보는 겁니다. 모든 사람이 언제든지 욕을 해도 괜찮다고 한다면, 사회는 유지될 수 있을까?
욕은 대부분 상대를 파괴하거나 깎아내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때가 많기 때문에, 무분별한 욕은 공동체 윤리를 해치는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욕이 "표현"이 아니라 "무기"가 되는 순간, 그건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되는 거죠.
하지만 욕이 누군가를 해치지 않고 자기 감정을 보호하는 방패라면?
예를 들어, 억울한 피해자가 세상의 부조리에 "씨X!"이라고 외칠 때, 그건 윤리적으로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행위 아닐까요?
3. 감정의 진실과 표현의 책임 – 실존의 시선에서
사르트르나 하이데거 같은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인간은 언어로 존재를 드러낸다고 말합니다. 내가 말하는 방식이 곧 나의 존재 방식이라는 거죠.
욕을 할 수도 있죠. 그 순간 그것이 나의 진짜 감정이라면.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욕을 했다는 건, 누군가의 감정이나 상황에 흔들렸다는 의미고,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으로서 욕을 택한 거잖아요.
그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방식이었는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반응이었는지는 차이가 있지 않겠어요?
4. "욕"의 사회적 기능 – 카오스에서 질서로
레비스트로스 같은 구조주의 인류학자는 욕도 일종의 사회적 규칙의 파괴이자 재확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욕은 금기를 깨면서, 동시에 그 금기의 존재를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하지 말라"는 경계선을 건드림으로써, 그 경계의 의미를 다시 느끼게 만드는 거죠.
때때로 사회가 너무 정형화되고, 감정이 억압되면, 욕은 저항의 언어가 되기도 합니다. 힙합이나 노동운동, 혹은 억압받는 계층에서의 욕설은 단지 저속한 언어가 아니라, 억압받은 감정의 외침이죠.
그 순간 욕은 "무례"가 아니라 "존재의 선언"이 되는 겁니다.
5. 결론처럼, 그러나 열린 질문으로
욕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 아니요. 모든 욕이 나쁜 것도, 모든 욕이 정당한 것도 아니지요.
욕은 감정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일 수 있고, 때로는 도피나 폭력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욕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 그 말에 내가 책임질 수 있는가 이겠죠.
그러니까 욕을 해야 한다면, 단지 감정의 쓰레기통처럼 아무 데나 내뱉지 말고,
나를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말로, 아주 단호하게 선택해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말의 여운을 혼자 책임질 수 있다면, 때론 그 욕이 가장 철학적인 언어일 수도 있지요.
너무 점잖게만 살 필요도 없고, 아무렇게나 막 살 이유도 없습니다.
욕이란 건, 말의 끝이 아니라 존재의 벼랑 끝에서 외치는 한마디일 수 있거든요.
그러니 오늘 내가 욕을 하고 싶었다면,
그 욕 안에 담긴 진짜 감정을 먼저 들여다보고 찰지게 해봅시다.
그게 진짜 욕이고, 철학이라니까.
"#@&!"
25.05.29.
Horus Hawks
추가 25.05.30.
🔹 1. 비속어의 정의
비속어(卑俗語, vulgar language)란,
공식적이거나 문어적인 언어 규범에서 벗어난, 저속하고 속되며 거칠게 여겨지는 말을 총칭합니다.
보통 다음을 포함합니다:
욕설(profanity): 신성한 것에 대한 불경함을 담은 말 (예: 종교적 신성모독 포함)
속어(slang) 중 비하적이거나 혐오적 표현
비하적 언어(insult, slur): 특정 인종, 성별, 집단을 공격하는 말
음란한 말(obscene language): 성적 표현이 포함된 저속어
> 💡 정리하면: 욕설은 비속어의 하위 범주이며, 비속어는 더 넓은 개념입니다.
🔹 2. 비속어 생성 경위
비속어는 단순한 ‘나쁜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적·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 진화심리학적 관점:
인간은 위협, 분노, 고통을 표현할 필요가 있었고,
말은 신체적 폭력을 대체하는 감정 해소 수단으로 진화했습니다.
뇌의 ‘원시적 언어 시스템’(limbic speech)이 활성화될 때,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으로 비속어가 사용됩니다.
🌐 사회문화적 관점:
권력 구조나 금기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사용됨
하위문화(subculture)나 주변화된 집단에서 자신들만의 정체성 표현 수단으로 생성
특정 언어공동체 내부에서는 친밀감이나 유대감을 표현하는 언어적 장치로도 활용
끝.